에반게리온) EOE와 결말에 대한 오해에 관한 장문의 잡설
본문
해석이고 뭐고 에반게리온의 주제는 신지, 카오루, 레이의 삼자대면을 통해서 주제가 명확하게 나옴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손을 뻗어주는 것
그때는 아직 안노가 키덜트 꼰대가 아니었으며
원안을 담당한 사츠카와 아키오 각본가라던가 애니메이터인데도 설정 보좌에 각본까지 써준 이소 미츠오 등등
각종 억제기가 잔뜩 둘러져있던 안노는 자기가하고 싶었던 말을 깔끔하게 했었고
팬덤한테는 작품의 충격성이나 모호함은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이 주제는 상당히 일관적으로 드러났고
그렇기 때문에 에반게리온은 이미 97년도에 완벽하게 끝을 맺은 작품이었음
그래서 에반게리온을 "사실은 감독도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고 작품도 아무 의미 없었다"면서 단순하게 평가절하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고
신극장판을 보고 25년만의 완결이니 입을 터는 사람들이 있으면 팬덤이 이를 가는 이유가 이 때문임.
결국 저런 장면 나왔어도 신지가 아스카 목 조르고 다 죽는 엔딩 아님?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신지는 서드 임팩트의 과정 속에서 타인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기로 결의하고 세상에 돌아왔지만
서드 임팩트 중 폭력적인 방향으로 타인에게 거부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표출된 것과 마찬가지로
최후에는 상대방에게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언제나 자신을 거부해 온(최소한 자신의 생각에서는) 아스카를 마주했을때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상대방을 파괴함으로서 타인에 의한 두려움을 타파하려 할 때
아스카는 서드 임팩트때의 환상처럼 신지를 거부하지도 않고
따귀를 때리는것도, 자신의 목을 조르는 손을 밀쳐내는것도 아니고
내뻗은 손으로 상냥하게 뺨을 쓸어주면서 오히려 아스카 쪽이 먼저 신지를 이해해 주려고 하면서
먼저 뻗어준 손길에 구원을 얻으면서 오열하는 결말인데
신지가 아스카 죽이고 다 죽는다는 말이나 "기분 나빠" 대사 하나만 잘라서 어이없게 끝났다는 말이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고
잔혹한 비주얼과는 별개로 꽤나 긍정적인 결말을 그렸다고 보는 게 옳으며
"네온 제네시스"의 도입부로는 명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음
가끔 뀨잉에서 "에바는 원래 이랬다"느니
"구작에서도 어른이 되라 원툴이었는데 신극장판에서 그랬다고 왜 불탐?"
이러면서 구작이나 신극이나 별 차이없다는 식으로 물타기하는 애들이 있는데 얘들이 되려 구작을 나무위키로나 보고 할 말임
팬들이 여태까지 뭘 분석하고 하는건 작품이 메타포로서 차용한 종교적인 이미지들을 작품에 맞춰나가는 퍼즐같은 거라던가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개인해석하는 부분이라 사실상 그런거 안 봐도 상관없는 거였고
이런걸 떼놓고 쭉 훑어보면 일본 미디어 특유의장광설이나 현학적인 대사를 감안하고 보면 생각보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작품임
사실 EOE까지 갈 필요도 없이 TVA 26화에서 캐릭터들 말하는걸 쭉 보면 걍 이게 에바의 원래 주제임
자신을 좀 더 긍정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 작품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는 부분 때문에
사실상 거대로봇물의 탈을 쓴 심리 드라마에 더 가까운데
애초에 신극장판까지 와서 커플링 가지고 논란이 생긴것도
애초에 이 작품이 추구하는 바가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나 이해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신지가 아스카 가슴보고 딸딸이를 치던게 단순히 감독이 훼까닥 돌아버려서 충격적인 장면을 우겨넣은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A랑 B가 좋아한대요~" 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캐릭터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오갈 수 있었던거고 수십년간 캐빨로 장사질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인건데
"커플링같은걸로 씹덕새끼들 과몰입하네" ㅇㅈㄹ하는게 얼치기 팬이나 할 소리임
최소한 에바에서 졸업할거면 캐릭터로 장사질하는걸 접던가
지금도 피규어 존나내더만 돈은 좋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