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깊은 바닷속에, 인어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산호로 만들어진 성에는,

인어인 공주님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장 막내인 인어공주는, 특별히 아름다운 데다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걸 잘하는 소녀였습니다.

공주들에게 할머님이 바다 위에 있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언니들에게서도 멋진 경치나 드문 인간에 관한 인간 이야기를 듣고서, 인어공주는 그걸 굉장히 동경했습니다.

"나도 15살이 되면 바다 위로 가고 싶어."

드디어, 가장 막내인 인어공주는 15살이 되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바다 위로 올라가니,

커다란 배가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음악이나 노래가 들려오며, 왕자님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불꽃놀이가 하늘에서 터졌을 때, 왕자님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어쩜 저리도 멋진 왕자님이 다 있을까요."

인어공주는 왕자님에게 반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갑자기 폭풍이 일었습니다.

파도가 심해져, 배가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큰일이야! 왕자님을 구해야 해."

인어공주는 물에 빠져 축 처진 왕자님을 안고서, 필사적으로 헤엄쳤습니다.

아침이 되어 폭풍은 멎었습니다.

인어공주는, 바닷가의 모래사장 위에 왕자님을 재웠습니다.

저 멀리서 인간이 다가왔기에, 인어공주는 서둘러 바위 뒤로 숨었습니다.

아름다운 소녀가 왕자님을 발견하여, 데리고 갔습니다.

바닷속으로 돌아가도, 인어공주는 왕자님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왕자님의 성까지 헤엄쳐 가서, 왕자님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다 위로 올라가서, 왕자님과 지내고 싶어."

인어공주는 참을 수가 없어서, 소원을 이뤄주지만,

굉장히 무서운 마녀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좋다. 그 대신에 네 목소리를 받아가마. 그리고 두 번 다시 인어로는 돌아갈 수 없다. 왕자와 결혼하지 못한다면 너는 바닷속의 거품이 될 거다. 그래도 괜찮은 거냐?"

"괜찮아요. 부탁드립니다."

인어공주는 마녀에게서 약을 받고서, 바다 위로 향했습니다.

인어공주는 성 근처까지 헤엄쳐 간 후, 약을 마셨습니다.

그 순간, 몸이 타들어가듯이 아파져서, 풀썩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눈을 뜨니, 곁에 사랑하는 왕자님이 서 있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죠? 어디서 오신 건가요?"

왕자님이 물어봐도,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양 다리로 서자, 따끔따끔거렸습니다.

왕자님은 인어공주를 성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드레스를 입은 인어공주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워, 왕자님은 그런 인어공주를 완전히 마음에 쏙 들어했기에,

"항상 내 곁에 있어줘."라고 했습니다.

인어공주는 답을 할 수 없었기에, 아파오는 다리를 참으며, 춤을 췄습니다.

그럼에도 인어공주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왕자님에겐 바닷가에서 자신을 구해준 아름다운 소녀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구한 건 저예요. 인어로써의 삶도 목소리도 버리고, 당신 곁에 왔는데.)

인어공주의 마음은, 왕자님에겐 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왕자님과의 생활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배 위에서, 결혼 파티가 시작됐습니다.

인어공주는 눈물을 감추고서, 왕자님을 위해 춤을 췄습니다.

인어공주가 걱정이 된 언니들이 바다 위에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과 맞바꿔서, 마녀에게서 나이프를 받았어. 아침까지 이 나이프로 왕자님의 가슴을 찌르면, 인어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어. 자, 얼른!"

언니들이 나이프를 건넸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님이 잠든 침대에 다가가, 나이프를 치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어공주는 도저히 왕자님을 찌를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프를 바다에 버리고, 자신도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언니들, 죄송해요. 전 바다의 거품이 되겠어요.)

그 때, 햇님이 떠올라, 바다가 빛났습니다.

요정이, 거품이 된 인어공주를 감쌌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늘 드높이 올라갔습니다.

(끝)

달래라네요...

바다 참 못됐어